요즘은 다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타자를 쳐서 글을 완성하다 보니 막상 손으로 직접 종이에 글을 적어 내려갈 일이 참 드물어졌습니다. 특히 학교 과제나 백일장 대회에 나가서 정해진 양식의 칸이 그려진 종이를 받아들면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글씨를 채워 넣어야 할지 몰라 눈앞이 캄캄해지는 경험을 해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럴 때 미리 올바르게 칸을 채우는 기본 규칙을 몇 가지만 숙지해 두면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내 생각을 차분하게 글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칸 띄우는 것이나 문장 부호를 넣는 자리가 헷갈려서 지우개질을 여러 번 하느라 종이가 새까매지기 일쑤지만 원리만 알면 정말 쉽습니다. 단순히 글씨를 예쁘게 쓰는 것을 넘어 내 글의 흐름을 읽는 사람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아주 기본적인 약속이기 때문에 한 번쯤 시간을 내어 제대로 익혀두시는 것이 평생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어릴 적 백일장에서 띄어쓰기를 틀려 아쉽게 상을 놓쳤던 저의 아쉬운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 아주 쉽게 풀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럼 해당 내용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원고지 쓰는법
글짓기 대회에 나갔는데 머릿속에는 기가 막힌 이야기가 맴돌지만 막상 눈앞에 놓인 네모난 칸들을 보니 어디에 제목을 쓰고 이름을 적어야 할지 몰라 펜만 만지작거렸던 기억이 다들 있으실 겁니다. 기껏 좋은 글을 써놓고도 양식에 맞지 않아 감점을 받으면 그것만큼 억울한 일이 없으니 이럴 때는 기본 작성법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지금부터 글쓰기 관련 표준 규범을 기준으로 안내해드릴게요. 아주 유용하답니다.
백지상태의 첫 페이지를 마주하면 가장 먼저 내 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제목을 적어 넣어야 합니다. 무작정 첫 줄부터 적지 마시고 맨 위 첫 줄은 깔끔하게 비워둔 상태에서 두 번째 줄 정중앙에 제목이 오도록 자리를 잡아주시면 됩니다. 저는 예전에 첫 줄부터 꽉 채워 썼다가 선생님께 지적을 받고 처음부터 다시 썼던 쓰라린 기억이 있어서 이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제목을 적으실 때 글자 수가 서너 개밖에 안 돼서 덩그러니 짧게 끝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생깁니다. 이럴 때는 너무 옹기종기 모여 보이지 않도록 원래 띄어쓰기 규칙과 상관없이 글자와 글자 사이를 한 칸씩 여유롭게 띄워서 널찍하게 적어주시면 보기 훨씬 좋습니다. 예전에 어머니라는 세 글자 제목을 썼는데 너무 한쪽으로 몰려 보여서 지우고 사이를 띄워 썼더니 훨씬 안정감 있게 보이더라고요.

제목을 멋지게 적으셨다면 이제 내 이름과 소속을 밝혀서 누가 쓴 글인지 당당하게 알려줄 차례입니다. 제목을 쓴 바로 다음 줄부터 오른쪽 끝에 맞춰서 학교 이름이나 학년 그리고 내 이름을 차례대로 적어 내려가시면 됩니다. 이때 오른쪽 끝이 꽉 막혀 보이지 않도록 마지막 글자 뒤에 두세 칸 정도는 여유를 두고 띄워주시는 센스를 발휘하시면 완벽합니다.

이름까지 다 적고 나서 본격적으로 본문 내용을 시작할 때는 숨을 한 번 고르듯 줄을 살짝 띄워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름이 적힌 바로 아랫줄은 텅 비워두고 그다음 줄로 넘어가서 왼쪽 맨 첫 칸을 하나 비운 뒤 두 번째 칸부터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하시면 됩니다. 처음에 저는 줄을 안 띄우고 바로 써서 제목이랑 본문이 찰싹 달라붙어 글이 너무 답답해 보였던 실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글을 신나게 쓰다 보면 어느새 오른쪽 맨 끝 칸까지 글자가 꽉 차서 다음 줄로 넘어가야 할 때가 오는데 이때 띄어쓰기가 걸릴 때가 있습니다. 문장이 완전히 끝나서 새로운 문단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면 다음 줄로 내려왔을 때 왼쪽 첫 칸은 비우지 않고 바로 글자를 채워 넣으셔야 합니다. 습관적으로 다음 줄 첫 칸을 띄웠다가 문단이 바뀐 줄 알고 오해를 샀던 적이 있어서 이 부분은 특히 조심해서 쓰고 있습니다.

대화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살리기 위해 따옴표를 쓸 때는 문단이 바뀌는 것과 비슷하게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따옴표로 시작하는 대화는 무조건 줄을 새로 바꾸고 첫 칸을 비운 뒤 적어야 하며 대화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다음 줄 첫 칸도 비워두는 것이 약속입니다. 만약 글을 쓰던 중간에 대화가 불쑥 튀어나오더라도 똑같이 줄을 바꿔서 대화를 시작해 주시면 읽는 사람이 헷갈리지 않고 훨씬 부드럽게 읽을 수 있습니다.

내 마음속 감성을 짧은 줄 글로 표현하는 동시를 적을 때도 대화체를 쓸 때와 모양새가 아주 비슷해서 기억하기 쉽습니다. 동시의 첫 구절을 시작할 때는 따옴표를 쓸 때처럼 왼쪽 첫 칸을 비우고 그 시가 끝날 때까지 계속 첫 칸을 비워둔 채로 차분히 적어 내려가시면 됩니다. 만약 시의 한 줄이 너무 길어서 칸을 다 넘겼다면 다음 줄로 내려와서 원래 쓰던 첫 칸만 비우고 바로 이어서 써주시면 보기 좋게 정리됩니다.

글을 쓰다 보면 오른쪽 끝 칸에 물음표나 느낌표가 딱 맞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 뒤에 작은따옴표가 따라오면 다음 줄로 넘길지 말지 무척 고민됩니다. 끝 칸에 물음표와 작은따옴표가 겹치면 다음 줄 첫 칸을 비우고 물음표만 있으면 다음 줄 첫 칸부터 바로 이어 적는 등 상황에 따라 규정을 꼼꼼히 확인해 주셔야 합니다. 저는 이걸 몰라서 끝 칸에 부호들을 억지로 욱여넣었다가 종이가 지저분해졌던 적이 있어서 항상 신경 써서 적분합니다.

글 속에 연도나 날짜 같이 숫자가 연달아 나오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이때는 아라비아 숫자의 자릿수에 따라 칸을 차지하는 공간이 조금 다릅니다. 한자리 숫자는 당당하게 한 칸을 다 쓰시면 되고 두 자리 이상으로 묶여있는 덩어리 숫자는 한 칸에 두 개씩 짝지어서 오순도순 적어주시면 됩니다. 처음에는 숫자도 무조건 한 칸에 하나씩 쓰는 줄 알고 연도 하나 적는데 네 칸이나 썼다가 듬성듬성해 보여서 민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글 속에 온점이나 반점 같은 여러 문장부호를 찍을 때도 각자의 고유한 자리가 정해져 있어서 규칙에 맞게 자리를 잡아주는 것이 깔끔합니다. 글이 끝나서 마침표와 따옴표가 겹칠 때는 한 칸에 같이 적어주고 말줄임표는 두 칸에 걸쳐 점을 세 개씩 나눠서 가지런히 찍어주시면 훨씬 보기 좋습니다. 예전에 가운뎃점을 어디 찍을지 몰라 엉뚱한 곳에 찍었다가 오해를 산 적이 있어서 칸의 정중앙에 예쁘게 찍으려고 무척 노력한답니다.

지금까지 빈칸이 가득한 네모난 종이를 마주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올바른 규칙에 맞춰 내 생각을 깔끔하게 채워 넣는 기본적인 요령들을 쭉 살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줄을 띄우고 칸을 비우고 부호를 어디에 찍어야 할지 헷갈려서 지우개 가루가 흩날릴 정도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겠지만 몇 번만 손에 익으면 나중에는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이는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정해진 약속에 맞게 글을 정돈해서 쓰면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 훨씬 더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고 글 전체의 품격도 한층 올라가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백일장 대회나 학교 숙제에서 오늘 알려드린 소소한 작성 팁들을 잘 기억해 두셨다가 원고지 쓰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멋진 작품을 완성해서 좋은 결과까지 얻어 가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